어휘부터 시작하는 어학 공부
그랜드 캐니언에 갔을 때 일입니다. 그랜드캐니언 상공을 헬리콥터를 타고 둘러보기로 했는데, 탑승 직전에 조종사가 읽어 보고 서명하라며 7장쯤 되는 서류를 건내 주었습니다. 헬리콥터는 저쪽에서 굉음을 내고 있고, 이쪽에서는 별일 아니라는 듯 어서 읽어 보고 서명하라고 합니다. 혹시 있을 사고 등을 대비해 사전에 주의 사항을 알려 두어야 나중에 재판에 걸려도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주의 사항 메모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시간이 없으니, 그야말로 뭐에 관한 내용인지 단어만 쭉 봐야 합니다.
모든 외국어 학습에서 기본 중의 기본은 어휘 암기입니다. 어휘를 많이 알고 있으면 갑자기 외국인과 대화를 해야 하는 경우는 물론 빠르게 자료를 읽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훨씬 덜 당황스러울 겁니다.
외국어를 마스터하려면 어휘암기는 필수입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좀체 마무리를 짓지 못합니다. 이유는 '단어가 너무 많기'때문입니다.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은 많아도 잘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단어를 꽤 외웠으나 이제 독해가 좀 되겠지." 하고 지문을 보면 첫줄부터 모르는 단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와 함께 자신감이 뚝 떨어집니다.
제가 어학 공부를 할 때 이용한, 새롭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익숙한 학습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단어를 몇 개 외우고 독해를 시작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한 어휘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째로 다 외울 때까지 독해를 하지 않는 겁니다.
여기 아주 간단한 진리의 말씀이 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남들이 밀어놓은 일을 마무리하는 습관이 있다." 마음을 굳게 먹고 어휘책 한 권을 끝까지 완벽하게 마스터해 봅시다.
제가 지금도 이용하는 어휘 학습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우선 단어책과 단어 및 예문이 들어 있는 음성 파일을 준비하는 겁니다.요즘은 웹상에 1.99달러만 지불해도 단어,숙어,관용표현 등을 예문과 함께 읽어 주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구입해서 1일 단어 20개 암기를 목표로, 아침에 음성 파일을 들으며 단어의 발음과 뜻을 확인하고 이후 이동을 할 때나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 듣습니다.
귀가 후에는 철자와 함께 뜻, 발음을 확인합니다. 이때 단어를 모두 외우지 못했더라도 다음 날은 새로운 단어들을 감기합니다. 이렇게 전 과정을 1번 끝내고 나서 3번 정도 더 반복하면 기사나 지문에 나오는 단어를 다는 몰라도 전반적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3개월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영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만 가장 기본적이 어휘에서 무너지면 "밑 바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영어 단어를 외우는 데는 순간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아침에 공부하려고 펴놓은 페이지가 점심을 먹은 후에도 그대로인가요? 이럴 때는 숨쉬기 게임을 권해 드립니다. 분량을 정해 놓고 숨을 멈춘 상태에서 그 분량을 다 공부하고 나서 다시 숨을 위는 겁니다. 물로 정해진 분량을 다 읽기도 전에 숨이 절로 쉬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콧등에 진땀이 나면서 집중력이 확 생깁니다.^*^
[출처][한영 번역, 이럴 땐 이렇게][이다새][조원미 지음][Page.99~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