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논문의 영어교정을 하다 보면 abstract의 내용과 본문의 내용에 큰 차이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한 경우엔 과연 이 abstract이 논문의 내용과 맞는 지 의아할 정도로 다를 때도 있다. 특히, 이러한 오류는 박사과정 후기에 처음 쓰는 논문에서 흔히 발견되는데 그 원인은 proposal에 사용한 abstract을 그대로 쓰는 것에서 비롯된다. 대개의 경우, proposal이 수락된 다음, 실험이나 simulation은 많은 진척을 보이게 된다. 그러니까 project가 완료된 시점에서는, 애초에 proposal을 쓰던 단계에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연구방향이나 방법상에서 많은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연구내용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초기에 쓴 abstract을 그래도 사용할 경우,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기재되지 않은 채 제출되는 것이다. abstarct도 역시 논문 제목이나 introduction과 같이 실험과 연구가 완료된 시점에서 반드시 새로 다시 써야만 된다.
Abstract은 抄錄이라고 하는데 초록이라는 말은 국립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을 인용하자면, "필요한 부분만을 봅아서 적은 기록"으로 정의된다. 넓은 의미로 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겠으나 국제학술지에 게제할 과학논문의 초록은 이런 막연한 정의와는 거리가 멀다. Abstract은 전체 논문의 골격(skeletal structure)을 축소한 논문의 축소판(mini paper)이다. 논문의 골격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1)목적과 연구범위, (2)논문에서 활용하는 방법, (3)주요 결과의 요약과 그 의미, (4)결론의 요약과 그 의의로 형성된다. 그러니까 Abstract은 main text의 구조적인 축소판인 것이다. Abstract은 짧지만 본문이 가지고 있는 구성요소를 다 가지고 있으며 모든 구성요소 하나하나를 논리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살은 많이 빼도 본문의 골격을 빼서는 안된다.
Abstract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는 것 같다. 논문을 투고하면 학술지의 reviewer들이 Abstract만 읽고 accept하느냐 reject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쑥덕공론이 있는가 하면, 어떤 학술지는 드러내놓고 Abstract을 예비심사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2001년에 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에 등록된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Life Cycle Assessment (Int JLCA)는 논문을 투고하기 전에 먼저 초록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제출된 초록으로 예비심사를 한 다음에 전체 논문의 투고 여부를 결정한다. 아래 다섯 항목을 sub-heading으로 사용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을 보면, abstract의 골격이 논문의 골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 Goa, Scope, and Background;
2. Methods (or Main Features);
3. Results and Discussion;
4. Conclusion;
5. Recommendation and Outlook.
Abstract의 구성요소를 강조하기 위하여 이 학술지의 예를 들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학술지들은 위와 같은 소제목을 붙인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초록의 길이는 학술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250단어(A4 용지 한 쪽)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으며 초록 전체를 하나의 paragraph으로 쓰는 것이 관례이다. 물론, 투고하려는 학술지의 Author's Guide에 공표된 편집 방침을 따르는 것이 우선이다. 잘 쓴 제목이 독자로 하여금 초록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듯이, 이 초록을 읽고 보니 논문 전체를 읽고 싶다라는 마임이 들게 한다면 성공적인 초록이다.
[출처][화학세계][과학논문과 영어][유대식 교수][page.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