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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때려 치우고 스타트업 가려면 (5)
관리자
작성일 : 15-11-21 21:54  조회 : 17,356회 

5. 이상을 바라보고 미래에 투자하기 위해 옮기지만 현실은 생각해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으로 가야만 하는 내 마음 속의 목소리가 잠이 든 와중에도 들렸다면, 현재 세상에서 해결되지 않은 무수히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면, 가야하는 것은 맞다. 어디 큰 회사의 대체 가능한 부품이 되어 답답하게 직장생활하는 것 보다는, 내 인생 올인하더라도 정말 도전해야만 하는 시간이라면, 일단 현실적인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스타트업에 멤버로 합류하는 것은 어찌보면 장거리 마라톤에 가깝다. 100미터 달리기의 ‘스퍼트를 올리기 위해 가는 시간’은 어찌보면 매우 짧지만, 벤처캐피탈의 막대한 자금이나 어떤 운좋은 계기가 있지 않는 이상, 스타트업은 매우 길고 힘든 여정일 확률이 높다. 로켓의 연료라고 해봐야 저기 화성 갈 정도 밖에 없는데, 궤도를 제대로 못 잡았다면 저 넓은 우주를 추진력 없이 유영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길을 찾을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따라서 스타트업으로 옮기기 전에 나의 현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인지 먼저 생각해보기 바란다. 하다못해 이 스타트업에서 월급 제대로 못 받는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내가 당장 어디 취직할 수 있거나 아니면 어떤 다른 일이라도 하면서 이 일을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지는 비단 대표 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멤버들도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

선데이토즈도 정말 초기에는 자본금 마련을 위해 온갖 게임과 관련된 일들을 하면서 자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준비를 2년 가까이 했었다. 주변에서는 대규모 투자 유치 소식과 함께 굉장히 빠른 성장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 오지만, 사실 이건 나에게 해당되는 일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을 뿐더러, 오히려 급격한 성장은 치명적인 독이 될 확률도 높아진다.

투자 단계에 따라 나뉘는 Series A, Series B 등 여러 차례 투자받은 대표분들도, 항상 그들의 얼굴에는 ‘아 이제 어떡하지’라는 근심을 지우기 힘들다. 일단 연료 공급을 받은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하고,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exit)를 위해 바삐 움직여야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생각했던 대로 안 풀리는 경우가 많고, 거의 원점에서 다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야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그래서 그런 회사의 고통과 나의 고통이 맞물려 동일시 될 때, 같이 일하는 대표와 동료들과 이 도전을 계속하기 위한 깊은 고민과 방법을 지속적으로 함께 찾아내야 한다. 이러한 고민조차 없이 스타트업으로 갈 것이라면, 결코 같은 여행을 하는 멤버라 부를 수 없을 것이고. 그는 그저 ‘직원’일 뿐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이란 작은 회사 입장에서도 감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적조건을 대표와 솔직하게 그리고 깊게 미리 이야기해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나 자신이 솔직해져야 대표와 같이 일하는 팀 입장에서도 최소한 그 금액을 위해서는 무조건 수익을 내야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또한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도 이 부분은 솔직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으며, 어떤 방법이든 그 시간을 늘이며 도전할 수 있다면, 그건 자신에게 더 좋은 성공의 기회가 올 수도 있는 미래를 위한 투자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은 매우 매력적인 곳임에는 틀림 없다.

가끔가다 난 이런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그때 같이 일했던 대표의 제안을 거절하고 원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다녔더라면? 보통 직장인들, 특히 고연봉의 엔지니어의 연봉을 생각했을 때, 1억씩 십 몇년을 받는다 한 들, 그렇게 벌 수 있는 돈과 스타트업에서 스톡옵션 등을 통해 벌 수 있는 돈에는 매우 큰 차이가 난다.

만약 재테크, 주식투자의 귀재라 한 들, 수익률로 얻을 수 있는 돈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며, 스타트업의 경우 오히려 확실한(물론 그걸 알아볼 수 있는 식견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운도 많이 따라야겠지만) 로켓이라면, 고객이 원하고 내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열심히 만들어 나가다 보면, 상대적으로 돈을 잃을 리스크는 적으며, 어디 직장의 부속품으로 살면서 나이들어 구조조정, 퇴직 걱정하며 다니는 것 보다는 훨씬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히 맞다.

작년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수억대 세금을 내며 나에게 찾아온 이 기회들은 어찌보면 위에서 얘기한 것들을 그저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에 옮겼던, 나 자신이 내게 준 선물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과거, 여러번 창업 경험과 망한 경험을 갖고 있지만, 어찌보면 결코 쉽지 않은 힘든 시간이었으며, 이런 나의 짧지만 다채로운 경험들이, 최근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청하는 분들께는, 부족하지만 아는 한도 내에서는 최대한 조언을 드리려 한다.

나 뿐만 아니라 내 주변 선배, 동료, 후배들의 일종의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의 이런 조언들은, 외국의 먼 사례보다는 더 현실적이고 더 와닿을 것이다. 사실 내가 새로 시작하는 회사의 메인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일종의 콘텐츠 테스트로서의 강의들을 만들고 운영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유니콘 네트워크(https://www.facebook.com/uniconn.net/)라는 교육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서울 강남권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공간에서 이런 교육과 만남의 장을 열어보려고 한다. 이 교육의 주체는 어떤 교육을 사업의 목적으로 하는 회사도 아니요, 투자자나 어떤 이권을 바라고 도와주는 곳도 아닌, 바로 우리가 서로 배우고 이끌어주는 그런 장이 되었으면 한다.

나 자신도 부족하지만 용기를 내어 시작하려 하고,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도 자신의 경험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런 강의에서 직접 이야기하셔도 좋다. 관심 있고 함께 참여하시거나 도움주실 분들은 언제든지 yann@r-fn.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란다.

 

 

[출처][2015년 11월 19일]http://www.mobiinside.com/kr/index.php/2015/11/19/heo-unicorn-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