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도피처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불만족스럽고, 내가 하는 일들이 시시하고, 내 상사에게 내가 낸 의견은 묵살되는 등, ‘더럽고(?) 치사한 상황인가?’
하지만, 아무리 나의 능력을 못 알아보는 상사라 한 들, 주변의 동료들에게서는 최소한 인정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 자신도 매우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고, 옮기기 전의 회사에서도 일종의 롤러코스터 같은 굴곡의 경험이 있다. 여러가지 피곤한 개인사
틈바구니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번아웃(Burn-out)’이 찾아오기도 했었고, 회사 내부의 평가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적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최소한 스타트업으로 옮겨가는 것과는 상관 없이, 당시 다니고 있던 회사에서 최소한 내가 하는 일의
퍼포먼스나 그 이외의 무엇이든지, 특정 분야의 인정은 받겠다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새로운 스타트업이 본인의 직급 상승과 일종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도피처라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지금 회사에서도 남들에게 최소한의 인정은 받을 수
있을만큼 받고, 내 인생을 걸고 올인할 수 있는 주제이거나, 정말 나의 장단점을 잘 아는 친구가, 진정성을 가지고 인생을 올인하고 있는 그런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것이 맞다.
당시 내가 옮긴 스타트업의 대표와 나는, 사실 같은 직장 이전부터 같이 알고 일했던 사이이기도 하다. 닷컴시절 큰 웹에이전시에서 근무하던
때, 내가 다니던 회사의 일들 뿐만 아니라, 이후 다른 회사를 창업했을 때, 개발과 디자인 업무도 서로 맡기어 함께 일해본 경험이 있었고, 내
지인 또한 그 친구의 룸메이트였기에, 장단점을 매우 잘 알고 있던 그런 친구였다.
단순히 회사에서 그저 친한 동료보다는, 마치 결혼에 가까운 파트너가 되어야 하기에, 서로의 장단점에 대한 이해와 감내, 오랜 기간의 신뢰가
없다면, 이 관계가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까? 때로는 스타트업의 사장이란, 회사를 위해 동료에겐 asshole이 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할
때도 많고, 당장 나 자신의 이익보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감내하고,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할 때도 매우 많다. 회사야 때려치면 되고 연애는
헤어지면 그만이라지만, 이건 결혼 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관계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스타트업은 거의 대부분 실패하기 때문에, 절대로 ‘직장’으로서의 도피처가 될 수 없는 곳이다. 간혹 잘못된다면
본인 경력의 오점은 물론, 그 실패의 책임에 대해 남 탓만 하며 살게될 지도 모른다. 그런 실패의 두려움이 조금이라도 마음 속에 남아 있다면,
사실 당신은 스타트업에 맞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다.
[출처][2015년 11월 19일]http://www.mobiinside.com/kr/index.php/2015/11/19/heo-unicorn-1/